카테고리 없음

간헐적 단식의 함정, '기아 모드'와 기초대사량 저하 해결법

record03754 2026. 5. 11. 21:20

대사 회복, 기아 모드, 혈당 관리, 요요, 간헐적 단식, 규칙적 식사, 다이어트 실패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의지력 부족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간헐적 단식도 해보고 원푸드 다이어트도 해봤는데 단기간에는 빠졌다가 금방 5kg 이상 요요가 왔고, 그게 반복됐습니다. 나중에야 깨달은 건,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몸의 대사 자체가 망가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기아 모드가 뭔지 몰랐던 제가 겪은 일

제가 간헐적 단식을 할 때 가장 크게 오해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만 먹으면 뭘 먹든 살이 안 찐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시간 안에 치킨이든 피자든 다 먹고,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굶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 간헐적 폭식에 가까웠습니다.

 

공복을 너무 길게 유지하면 몸은 에너지를 아끼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글리코겐(glycogen)을 꺼내 씁니다. 여기서 글리코겐이란 간과 근육에 저장된 포도당의 형태로, 몸이 가장 먼저 꺼내 쓰는 단기 에너지 저장소입니다. 그다음엔 체지방을 쓰고, 그것도 부족하면 근육에서 에너지를 갖다 씁니다. 그런데 이런 공복 상태가 아주 오랜 기간 반복되면 몸은 에너지를 아예 쓰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적응합니다. 이게 바로 기아 모드(starvation mode)입니다. 기아 모드란 신체가 에너지 결핍 상황에 대응하여 기초대사량(BMR) 자체를 낮추는 생존 반응입니다.

 

기초대사량(BMR)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몸이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칼로리를 말합니다. 이게 낮아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보다 살이 더 잘 찌는 몸이 됩니다. 제가 단식을 해도 오히려 붓고, 물만 먹어도 체중이 늘던 시기가 정확히 이 상태였습니다. 몸이 저를 배신한 게 아니라 제가 몸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거였습니다. 그때 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지나친 열량 제한은 기초대사량 감소와 체성분 변화를 유발하며,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 유지에 오히려 불리한 환경을 만든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대한비만학회) 제가 경험으로 몸소 겪은 것을 전문가들도 이미 경고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대사를 회복하기 위해 제가 시작한 것은 역설적으로 먹는 것이었습니다. 공복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끼니를 규칙적으로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먹으면 살이 더 찔 것 같다는 불안이 있었지만, 몇 주가 지나자 공복에도 예전처럼 극단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됐고, 단식했을 때 심하게 붓던 현상도 줄었습니다.

 

대사 회복 과정에서 제가 실제로 달라진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 공복에 실내자전거로 가벼운 유산소를 먼저 하고 식사를 시작
  • 식사 전에 계란과 토마토를 먼저 먹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충
  • 30분 후 밥과 쌈채소, 고기를 함께 챙겨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고루 섭취
  • 근력 운동을 병행하여 안정 시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근육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

 

## 혈당을 '적'으로 오해했을 때 생긴 문제

제가 두 번째로 크게 잘못 이해한 개념이 혈당입니다. 혈당이 오르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해서 탄수화물을 최대한 피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탄수화물을 심하게 줄일수록 오히려 폭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참다가 한 번에 터지면 혈당이 훨씬 더 크게 오르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혈당(blood glucose)이란 혈액 속에 포함된 포도당의 농도입니다. 중요한 건 혈당이 오르지 않는 게 아니라, 적당히 오르고 적당히 내려오는 흐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혈당이 에너지 공급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치게 낮은 저혈당 상태가 피로감, 집중력 저하, 폭식 충동을 유발합니다.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을 이어가다 오히려 단 것을 먹었을 때 혈당이 안정되고, 곤약밥 같은 저탄수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더 불안정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제 경험과 비슷한 사례가 주변에도 여럿 있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도 이 맥락에서 함께 이해하면 좋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잘 반응하지 않아서 혈당이 제때 낮아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가 만성화되면 당뇨 전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아니라 혈당이 과하게 튀지 않도록 음식의 종류와 순서, 양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정보에 따르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는 식사 구성이 권장되며, 극단적인 단식이나 영양소 배제는 오히려 혈당 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정보)

 

요즘 탄수화물을 적대시하는 정보가 많아서 저도 한동안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외부 기준보다 내 몸의 반응을 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 일정량을 먹었을 때 컨디션이 어떤지, 먹지 않았을 때 폭식 충동이 오는지 관찰하면서 조금씩 양을 조율해 나가는 게 저한테는 훨씬 현실적으로 맞았습니다.

 

지금 제가 분명히 느끼는 건, 근력 운동 없이 유산소만 반복했던 것도 대사가 낮아진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근육은 쉬고 있을 때도 지방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합니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근육량을 늘려야 안정 시에도 대사가 활성화되는데, 저는 그게 귀찮다는 이유로 미뤄왔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솔직하게 제가 방치했다고 느끼는 지점입니다.

 

대사 회복은 빠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지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 중이지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먼저였습니다. 규칙적으로 먹고, 근력 운동을 조금씩 추가하고, 혈당이 적당히 오르내리는 흐름을 만들어주는 것,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단기간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지금의 습관을 버티는 쪽이 20대 후반의 제 몸에는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장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sgFLmCsKto